2020년 7월 8일자 20면 가진 것이 없는 이들은 지친 영혼을 편히 쉴 곳조차 찾기 어렵다. 갑자기 해고를 당해 생계 수단을 잃었거나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하며 계란으로 바위를 치다가 나가 떨어진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사찰과 수도원, 교회 수양관 등에 호텔이나 펜션 못지않은 숙소들이 넘쳐나는데도 말이다. 전북 남원시 산동면 만행산 골짜기의 작은 절 귀정사가 소중한 것은 그래서다. 사냥꾼에게 쫓겨 목이 마른 사슴이 바위 뒤에 몸을 숨기며 바위틈 옹달샘에서 목을 축이는 곳. 귀정사는 바로 그런 샘물이다. 귀정사는 2013년부터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 등을 하는 사회운동가나 사회단체·장애인단체 등의 활동가들이 무료로 쉴 수 있는 사회연대쉼터 '인드라망'을 운영하고 있다. 손님들은 짧게는 1주일,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