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24

콜롬비아를 선택한 이유

내가 콜롬비아를 선택한 이유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 때문이었다. 콜롬비아에 갈 것이라고 말하면 "위험하지 않아?" 가 첫 번째 질문이었다. 마약상이 있는 곳 아니냐고. 내 주변에서 자세히 모르는 곳에 가고 싶었던 것 같다. 한국 사람들뿐만이 아니고 미국 사람들에게도 콜롬비아는 마약과 범죄가 들끓는 할리우드 영화 속 모습이었다. 그런 고정관념을 접하면 접할수록 난 그 고정관념을 내 경험으로 깨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었다. 사실 그렇게 큰 관심이 없어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가끔 커피로 유명한 것도 알고 콜롬비아 여자들이 미인대회에서 우승하지 않는가도 어렴풋이 알고 축구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콜롬비아 출신 선수들을 알기도 한다. 모두 다 맞는 얘기다. 콜롬비아 사람들은 축구에 열광하고 커피 재배지로..

우울증, 조울증, 불면증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기까지 1

사람마다 보이는 증상이 너무 다르다고 한다. 나는 처음에 잠이 안 왔다. 잠을 자려고 하면 오히려 잠이 더 깨고 있었다. 눈은 너무 피곤하고 무거운데 '잠들자'고 마음 편하게 먹어도 소용없었다. 밤 새서 과제를 해도, 30시간이 걸려 남미를 갔어도, 어딘가 누우면 바로 잠을 잤다. 차에서도 머리만 대면 잤고. 근데 불면증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온 것이다. 이런 건 처음 겪어봤다. '잠이 왜 안 오지?' 하는 생각에 잠 못 이루는 밤이 하루, 이틀 지나고 낮에 잠깐 깜빡 잠이 들어도 눈을 뜨면 잔 것 같지 않았다. 심장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고, 평소엔 들리지도 않던 시계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마치 뇌에 온오프 스위치가 있는데 On인 상태로 꺼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강제로..

오금이 저린다

움찔움찔 오금이 저린다 도대체 내 몸을 이해할 수가 없어 엄마가 하는 말인데 나도 그런 것 같을 때 두렵다 나도 엄마처럼 될까봐 엄마처럼 되는 게 왜 두렵냐고 물어보면 너무 잘 알아서 그런 건 아닌데 모르는 게 더 많을텐데 오금이 너무 저리는 이 느낌을 너무 너무 불편해서 엄마가 비행기에서 당장이라도 뛰어내리고 싶어했던 그 느낌을 이겨내기 위해 아니 어서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이 느낌이 없었을 땐 그렇게나 편했는데 이렇게 겪고 있을 때야 비로소 그때가 진짜 편했던거라고 느끼는 내가 이해가 안된다 이해하려고 하면 안되는걸까? 사리분별되지 않는 어린 아이가 제발 나 좀 가만히 두라고 나 좀 그냥 두라고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어린 아이를 때리는 그 심보는 어린 아이를 괴롭히는 그 못된 심보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글쓰기/시 2020.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