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경험과 삶

뭘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lunadelanoche 2020. 12. 29. 23:53

이제 내일모레면 해가 바뀐다. 한국에서는 나이를 한 살 먹는다는 개념이 크지만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선 해가 바뀌는 것을 나이와 연관 짓진 않는다. '한국 나이'라는 것이 한국에서만 그렇게 따지는 것이라는 것을 한국을 벗어나서야 알았다. 한국을 벗어나서야 뭔가가 내 안에서 꿈틀거렸고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은 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었다는 것을 느꼈고, 그럼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면서 많은 것을 선택했다. 가장 먼저 선택한 일은 알바를 구하는 것이었다. 학교는 휴학을 하고 알바로 시간을 채웠다.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누구나 휴학할 만한 나이, 누구나 휴학할 만한 시기, 나는 아직 돈 버는 일과는 상관없는 어린 나이, 그렇지만 어린애 취급받고 싶진 않고 성인 여성으로 대접받고 싶어 하는 욕망에 충실한 시기였다. 이십 대 초반이라는 게. 그땐 그렇게 그냥 지나가서 쓰고 싶은 대로 돈을 쓰고 외국인 친구를 만나서 놀고 남자 친구를 사귀고 재밌어 보이는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해 왔다. 그런데 지금은 하고 싶은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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