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던 영화였다. 단순히 나도 주인공처럼 여기저기 거처를 옮겨 다니면서 여기선 이 일을 했다가 저기 가선 저 일을 하며 떠돌아 다녀야겠다고 다짐한줄로만 알았다. 오랜만에 본 영화 는 그보다도 더 깊숙한, 의식의 표면 위로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던 내 속의 그 무언가를 건들였다. "자아를 찾기 위한 여행인가요?" "아니요, 오히려 찾고 싶지 않아요. 아무리 해도... 내가 한 행동에 따라 살 수 밖에 없으니까요. 찾지 않아도, 아무리 싫어도 여기 있으니까요. 도망치는 거에요." "뭔가에 쫓기고 있어요?"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어디를 가도 겉돌기만 해서 차라리 아무도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한 적 없어요? ... 그래서 낯선 곳으로 갔죠." 아무리 해도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