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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지옥에 떨어지는 이들은 누구? (김태권의 지옥여행/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920577.html [ESC] 불지옥에 떨어지는 이들은 누구? 김태권의 지옥 여행 www.hani.co.kr 오뒷세우스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자기의 마지막 모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향에 돌아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뒷세우스는 세상의 끝을 향해 새로운 모험을 떠나자고 사람들을 설득했단다. "(세상의 끝을) 경험하고 싶은 욕망을 거부하지 마라. 그대들의 타고난 천성을 생각해보라. (우리는) 짐승처럼 살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덕성과 지식을 따르기 위함이었으니." '지옥 편'제26곡에 나오는 감동적인 구절이다. 결국 일행은 바다에 빠지는 바람에 저승에 오게 되었지만 말이다. 과연 오뒷세우스다. 멋이 철철 넘..

신문 스크랩 2020.09.09

화병걸리기 전에 터트려라 /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

웃긴 영화가 보고 싶던 참에 보게 되었다. 역시 짐캐리 이 말이 절로 나오는 장면들이 매우 많아 생각없이 보기 정말 딱이다. 그런데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 또한 있었다. 분노를 표출하지 않고 속으로 다 삼키는 찰리가 참다 참다 결국엔 현실을 직면하기 싫어 만들어 낸 캐릭터 행크까지 나오는 모습을 조현병이라고 말하는데 내가 보기엔 딱 화병이었다. 정신과 질환이라는 게 어쨌든 하고 싶은 말, 표현, 감정을 분출하지 못해 그걸 억누르고 쌓는 뿌리가 되어 그게 어떤 사람은 우울증이 되고 어떤 사람은 조울증이 되고 조현병, 공황장애 등등으로 가지가 뻗쳐 나가는 것이다. 같은 사람인데 찰리는 하고싶은 행동을 찰리가 아닌 행크가 하게 한다. 찰리는 그게 자기가 원하는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아이린은 그 모습을..

후기/영화 2020.09.09

아래가 불편한 증상 (질염인지 방광염인지)

여기 쓴걸 보니 7월 1일에 찌르르 반응이 있었네. 두 달만이군. 저땐 일 다닌지 딱 이주 지나서 이래저래 빡센 날들이었지만 그렇게 크게 할 일이 없는 지금도 염증은 생긴다. 질염이든 방광염이든 찌르르, 뾰쭉한 느낌 (참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이다) 소변볼 때 끝자락에 몸이 부르르 떨리면서 그 부분만 뾰쭉 뭔가로 찌르는 느낌? 아무튼 그곳이 불편하면 난 무조건 병원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약 받아서 먹으면 하루만에도 그 불편했던 느낌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방광염이라고 한다. 산부인과는 꾸준히 간다. 자궁 경부 이형성증 1단계. 이걸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근처 여의사가 운영하는 산부인과라고 해서 간 곳에 경력이 오래 된, 이젠 할머니같은 의사가 말했는데 조직검사를 하고서 이형성증 ..

생각거리 2020.09.08

조증 전조증상 의심

조울증 진단을 받은 이후로 조증이 심해지기 전 전조증상을 내가 느낄 수만 있다면 그것이 치료의 일환으로 나아졌다는 증거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3년 전 9월에 조울증 진단을 받았으니 매년 9월에 조증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해볼 수 있다. 어쨌든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예민하게 나를 관찰하는 일이다. (예민하다는 이 단어가 너 왜 이렇게 예민하니? 와 같이 부정적으로 쓰일 때가 많은데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관찰하는 데에는 예민함이 필요하다.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1. 9월 7일 월요일 밤 12시가 다 되어가고 취침약을 먹은지는 대략 한 시간이 넘어가는데 눈이 말똥말똥 오히려 머릿속은 생각으로 꽉 차고 또렷해짐. - 내가 살이 쪄서 맞는 옷이 많이 없는 게 기분나쁘고 운..

콜롬비아를 선택한 이유

내가 콜롬비아를 선택한 이유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 때문이었다. 콜롬비아에 갈 것이라고 말하면 "위험하지 않아?" 가 첫 번째 질문이었다. 마약상이 있는 곳 아니냐고. 내 주변에서 자세히 모르는 곳에 가고 싶었던 것 같다. 한국 사람들뿐만이 아니고 미국 사람들에게도 콜롬비아는 마약과 범죄가 들끓는 할리우드 영화 속 모습이었다. 그런 고정관념을 접하면 접할수록 난 그 고정관념을 내 경험으로 깨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었다. 사실 그렇게 큰 관심이 없어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가끔 커피로 유명한 것도 알고 콜롬비아 여자들이 미인대회에서 우승하지 않는가도 어렴풋이 알고 축구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콜롬비아 출신 선수들을 알기도 한다. 모두 다 맞는 얘기다. 콜롬비아 사람들은 축구에 열광하고 커피 재배지로..

넷플릭스 추천다큐 / 제인 구달

"어머니의 성품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귀를 기울이신다는 점이었어요. 항상 공정하셨고 이유 없이 화내신 적이 없었죠. 저와 저의 동물 사랑을 늘 응원해 주셨고요. 여자애는 할 수 없단 말씀을 한 번도 안 하셨어요. 이룰 수 있는 꿈을 꾸라고 하신 적도 없죠. 다른 모든 사람이 제게 그렇게 말할 때도요. 제 자존감을 만들어 주신 건 어머니에요." I think the most important part about my mother was that she listened. She was always fair. She was never angry without a reason. She supported me and my love of animals. She never said, "Well, you're j..

후기/영화 2020.09.06

이 나라가 좋은게요 / 상류사회

내내 아빠가 떠올랐다. 교직에 있으면서 승진 욕심도 있어 빠르게 점수를 딸 수 있는 힘든 학교에 지원해서 갔다. 아무리 거지같은 상사여도 술을 마시면 집에 안전하게 도착할 때까지 보좌를 했다고 한다. 그딩시부터 아빠의 배는 꺼질 줄을 모르다가 잠깐 잠깐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곤 했는데 그것도 승진을 위한 것이었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신실하고 양심있는 기독교인, 청렴하고 아이들이 잘 따르는 교사. 일에 대한 열정도 넘치고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확신도 있어서 수입과는 상관없이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걸어오며 많은 인맥을 구축했다. 아빠에게 지도받고 승진을 노리는 후배들도 많다. 한 단체의 보직을 맡으면서 정치에 대한 욕심도 생기는 것 같았지만 정치할 돈은 없다는 엄마의 ..

후기/영화 2020.09.06

걷기의 인문학 / 리베카 솔닛

• P21 장소를 넘나들다 보면, 시간을 넘나드는 일이 더 쉬워지는 것 같다. 계획에서 추억으로 넘어가고, 거기서 또 관찰로 넘어가고. • 보행의 리듬은 생각의 리듬을 낳는다. 풍경 속을 지나가는 일은 생각 속을 지나가는 일의 메아리이면서 자극제이다. 마음의 보행과 두 발의 보행이 묘하게 어우러진다고 할까. 마음에 떠오른 생각은 마음이 지나는 풍경의 한 부분인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는 일은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이라기보다는 어딘가를 지나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보행의 역사가 생각의 역사를 구체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 보행의 욕구를 만족시키자면 자동차나 배, 비행기의 움직임으로는 부족하다. 몸 자체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마음속에서 일이 일어나려면 몸의 움직임과 눈의 볼거리가 ..

후기/책 2020.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