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보이는 증상이 너무 다르다고 한다. 나는 처음에 잠이 안 왔다. 잠을 자려고 하면 오히려 잠이 더 깨고 있었다. 눈은 너무 피곤하고 무거운데 '잠들자'고 마음 편하게 먹어도 소용없었다. 밤 새서 과제를 해도, 30시간이 걸려 남미를 갔어도, 어딘가 누우면 바로 잠을 잤다. 차에서도 머리만 대면 잤고. 근데 불면증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온 것이다. 이런 건 처음 겪어봤다. '잠이 왜 안 오지?' 하는 생각에 잠 못 이루는 밤이 하루, 이틀 지나고 낮에 잠깐 깜빡 잠이 들어도 눈을 뜨면 잔 것 같지 않았다. 심장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고, 평소엔 들리지도 않던 시계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마치 뇌에 온오프 스위치가 있는데 On인 상태로 꺼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강제로..